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갑니다. 아이가 말문을 틜 때, 미국에서 정규교육을 받기 시작할 때, 그리고 이곳에 완전히 정착해 살게 될 것을 알았을 때. 나를 엄마로 부르게 할 것인가 mommy로 알려줄 것인가, 한글책을 읽어줄 것인가 영어책만 읽게 할 것인가, 액센트가 없는 미국인이 되길 바라는가 이중언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으로 키울 것인가? 아이가 학년이 바뀔 때마다 그 고민은 더욱더 치열해집니다.

 

휴스턴 한인학교는 유치반부터 중고등반까지 넓은 연령층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습니다. 이는 매 학년 자녀를 한글학교에 보내기로 선택한 부모님들의 이유만큼 다양한 요구가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. 그래서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의 통로를 열고자 PTA가 생겼을 때, PTA 의 역할이 무엇인지, 그 책임은 어디까지 인지 많은 고민도 함께 였습니다. 처음에는 학부모들의 의견과 건의사항을 수렴해서 학교측에 전달하는 데서 출발하였고, 그 이후 많은 회의와 조율을 거쳐 현재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행사를 계획하여 진행하고 각종 봉사를 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.

 

설날과 추석 명절, 그리고 김장이나 어린이 날 같은 지극히 한국적인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미국에서 나의 언어와 문화를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느낍니다. 그리고 한국말을 얼마나 잘하는가와 같은 고민은 뒤로하고,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인학교 존재 자체에도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. 휴스턴 내 한인을 대표하는 단체이자 한국을 알리는데 애쓰고 있는 한인학교는 많은 분들의 도움과 노력으로 지금껏 유지되고 발전해왔습니다. 그 동안 익명의 노력들에 작게 나마 PTA도 한 줌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.